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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대학원 졸업(석사) 회고

2020.02월부터 시작했던 대학원 생활이 2022.08월에 결실을 맺었다.

 

대학원 연구조교이자 풀타임 대학원 생으로 1년을 보냈고, 그 후 대학원을 나와 직장생활을 하였다. 이전에는 운동 국가대표로 생활을 하였고, 대학교 졸업 후에 실업팀, 트레이너의 생활을 하였다. 트레이너를 하던 중 나는 대학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사실 대학원을 한 번에 졸업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나온 대학교에서 대학원을 한 학기를 다니고 형편없는 수업과 능력 없는 대학교 교수에게 질려서 바로 그만뒀었다. 물론 나도 형편없는 학생이었다. 운동선수로 대표 생활을 하면서 공부를 게을리했고, 그에 따른 다른 대학생들에 비해 매우 부족한 공부가 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PPT자료를 만들거나 논문을 읽거나 검색하는 기본 소양조차 없었고,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교수들 입장에서는 학부생보다 못한 나를 보며 똑같이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대학원에서 내 인생은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나는 대학원에서 연구 조교로써 일을 하기 위해, 대학원생으로써 발표를 하기 위해 공부를 안할 수 없었다. 내가 다닌 대학원에는 운동선수 출신, 코치 출신, 운동선수 배우자를 두신 교수님 등 운동선수였어서 몰라서...라는 멍청한 변명은 통하는 곳이 아니었다. '운동선수라서 모르는 게 아니라 안 해봐서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노력하면 다 된다'라는 매우 정상적이면서 지금도 내게 작동하고 있는 말을 들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감사하게도 첫 대학원 연구실이라 큰 자리를 받았었다.

스스로 PPT 자료를 만들고 그렇게 만들면서 PPT 기능들을 공부하고, 논문을 쓰기 위해 검색해가면서 논리를 만들어보고, 발표하면서 스피치에 대해 연습했다. 그리고 대학원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조금 더 넓은 세상을 경험했다. 지도자만의 길이 아닌 여러가지의 길을 생각해보게 되었고, 또 꿈꾸게 되었다. 운동처방사, 체육연구원, 지도자 등을 말이다. 하지만 외부에서 일과 병행하다 보니 막판에는 왜 내가 대학원에 들어왔는지, 왜 이렇게 비싼 학비를 감당하고 있는지 회의감도 많이 느꼈다. 대학원에 들어오면서 덕분에 재밌어하는 분야를 찾았으면서 말이다.

 

대학원에서는 정말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했다. 스포츠 종목 육성과 관련된 프로젝트, 일부 종목 활성화 프로젝트, 체육 꿈나무들을 위한 생리학 교재 제작, 체력 측정, 실험실 장비 구매 등등 어떻게 보면 대학원생으로서의 공부에는 소홀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나에게는 공부보다 더욱 값졌다. 덕분에 현재는 어딜가도 일을 못한다는 말을 듣지는 않는다. 나의 지도교수님은 감사하게도 경험이 없는 나에게 이러한 일들을 맡겨주셨었다. 그래서 이러한 경험들이 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으로 직접 교육 받고 대학원에서 교육을 해봤던 K4B2

물론, 꼭 대학원에 가야 이러한 경험들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러한 경험들이 나를 성장시켰다. 논문을 위해 스스로 실험도 해보고, 통계 공부도 하게 했다. '나는 운동을 해서 부족해서 이런 거 못해'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게 해 줬다. 

 

대학원은 내게 가려져있던 길을 보여주었고, 가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여러가지 루트를 보여준 것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내가 스스로 안정적이게 된다면 박사과정까지 도전해보고 싶다. 하지만 너무나도 쉽지 않은 길이기에 몇 년 후가 될지는 모르겠다. 

 

만약 대학원을 고민하고 있는 운동선수가 있다면 한번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다. 스스로 공부할 수 없다면, 초중고대학교처럼 누군가 가르쳐주기만을 기다릴 것이라면 성장하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을 이겨낼 수 있다면 눈부신 성장을 할 것임을 장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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